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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개

    개봉 : 2023. 12. 06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판타지

    국가 : 대한민국

    상영시간 : 105분

    감독 : 육상효(대표작:나의 특별한 형제, 화장)

    출연진 :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 배해선, 차미경

    2. 죽은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못다 한 이야기

    저승에서 열리는 백일장에 4등을 했지만 3등 한 할아버지의 부인이 죽어서 휴가를 가지 않게 되면서 복자(김해숙)는 이승으로 내려가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담아올 수 있는 3일간의 휴가에 당첨되게 된다. 이를 가이드하는 가이드(강기영) 함께 이승으로 내려오지만 주의 사항으로 " 따님은 어머님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요. 휴가 동안 좋은 기억만 담고 오시면 됩니다. " 만질 수도 이야기할 수도 없고 그저 보고만 와야 한다. 복자는 딸이 있는 미국으로 가자고 하는데 현재 딸 진주(신민아)는 미국이 아닌 복자가 살던 시골집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지내고 있다. 복자는 어렵게 공부시킨 딸이 시골에서 그렇게 살고 있는 게 못마땅하다.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지만 딸을 내내 따라다니면서 진주는 그간 엄마의 흔적을 찾는 중이었음을 알게 되고 어린 시절 먹고 살기 어려 엄마와 함께 살지 못하고 늘 남들에게 천대받으며 살았던 과거와 그런 삶에서 엄마에게 못되게 굴었던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절 엄마가 해준 음식 먹고 싶어 여러 번의 실패에도 엄마 해주던 음식들의 레시피를 찾아 나간다. 그리고 딸이 엄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음과 엄마를 밀어낸 자신에 대한 죄책감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 딸이 한없이 안스러워서 복자는 한 번만이라도 딸에게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 방법이 없느냐 가이드와 티격태격하게 된다.

    복자가 딸에 그토록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 하지만 딸을 만나 대화를 하게 되면 딸과의 기억이 모두 지워지게 된다는 말에 고민하게 되고 결국 선택을 한다.

     

    3. 감상평

    짐작했지만 뻔한 스토리이다. 죽은 엄마가 딸이 그리워 찾아왔고 딸은 엄마와의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못 해준 것들로 자신을 자책하며 그런 딸을 보며 마지막에 뭐라도 해줘야 하는 간절함으로 딸과 재회하는 영화이다.

    하지만 연기 잘하는 두 배우가 영화를 잔잔하게 이끌어 나간다. 또한 엄마의 고향 절친인 춘분 이모가 엄마처럼 진주를 챙기고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평생 힘들고 외로웠을 엄마의 인생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겠고 든든했을 것이다.

    영화가 리틀 포레스트가 살짝 겹쳐 보였다. 엄마와의 음식을 기억하며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는 김태리가 나오는 영화 말이다. 여기도 그런 설정들이 나온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나는 이 영화의 뻔한 이야기의 실망보다는 시골 풍경들, 눈 오는 날의 풍경들, 솥뚜껑에 음식을 하고 만두를 빚고, 뜰 구덩이에 묻어둔 김장독에서 낸 묵은지로 김치찌개를 끓이는, 맷돌을 갈아 직접 두부를 하는 그런 장면들이 너무나 좋았다. 인스타의 화려한 맛집보다 동네 오래된 간판은 없지만  맛이 이미 기가 막힌 로컬 백반집 느낌의 식당들 오히려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좀 더 힐링 포인트였다.

    자식이 서운하게 하더라도 부모는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엄마가 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자식을 위해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가져가도 타박만 하고 나중에 기간이 지나 상해서 버린 적이 있던 나도 이제는 엄마가 되었다. 아직 신민아만 한 나이의 자식은 아니지만 곧 그런 시절이 올 때쯤 우리 엄마가 바리바리 싸주던 그 마음에 더 미안하고 후회스러움이 밀려올 것만 같다. 엄마가 되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그 마음이 어느덧 나이를 먹어가는 나도 진정으로 느껴질 만큼 나도 이제 엄마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부모와 자식도 결국은 인연인데 그 소중한 인연에 늘 감사하면서 받았던 만큼 나도 원 없이 사랑하다 가고 싶다. 때론 빡침이 밀려올 때도 많아서 그런 마음들을 가끔 잊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뻔한 스토리의 영화이지만 엄마와 딸의 변하지 않는 그 신파를 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들과 정서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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